여성학 심리학 & 육아

부모로서 내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

hee1225 2025. 7. 3. 15:55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이와 양육하는 과정에서 내 감정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지 않으셨어요? 원가족 안에서 비롯된 감정고리를 알아보겠습니다.

부모로서 내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

1. 내가 부모가 된 순간, 내 안의 또 다른 부모가 깨어난다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집니다. 아이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고, 사랑으로 키우고 싶다는 진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는 감정이 휘몰아치고, 때로는 이유 없는 분노나 불안, 무력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감정들은 단지 오늘의 피곤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이의 행동 때문일까요? 심리학에서는 "부모가 되면, 자신이 자녀였을 때의 감정 기억이 다시 활성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내가 겪었던 양육 경험과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감정들이, 지금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감정의 유령'처럼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릴 적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면, 자녀가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불합리할 정도로 화가 날 수 있습니다. 단지 아이가 장난을 치는 상황이 아니라, “또 무시당하고 있는 느낌”, “나는 또 실패한 부모야” 같은 무의식의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입니다.

2. 감정은 원가족에서 물려받는다 – 감정의 대물림

부모로서 내가 자주 느끼는 감정들은 대부분 원가족(내가 자라온 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원가족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 나의 감정반응, 생각 습관, 대인관계의 ‘모델’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성장 과정에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눌러 살아왔다면, 지금 자녀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할 때 불편함을 느끼고 억누르려 할 수 있습니다. 또는, 내가 어릴 적 부모에게 혼났던 말투나 방식을 무의식 중에 자녀에게 그대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은 학습되고, 무의식에 저장됩니다. 그래서 지금의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는 어떤 부모 밑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며 자랐는가’를 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감정은 단지 내 안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3. 감정을 들여다보는 용기 – 반응이 아닌 선택으로 바꾸는 힘

부모가 된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특히 자녀의 반항, 떼쓰기, 무례한 말 등에 즉각 반응하게 되죠.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감정이 올라올 때 그 감정을 ‘반응’이 아닌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감정의 뿌리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분노는 정말 아이 때문일까?”, “혹시 내가 무시당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 걸까?”, “왜 나는 아이의 감정 표현에 과민반응할까?” 같은 질문이 그것입니다.

이런 자기 성찰은 처음엔 낯설고 어렵지만, 계속 반복되면 감정의 자동반응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감정일기를 쓰거나, 감정 발생 상황을 되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부모로서의 감정은 더 이상 나를 흔드는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치유하고 자녀와의 관계를 바꾸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4. 내 감정을 이해할 때, 자녀와의 관계가 회복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노력합니다. 훈육 방법, 말투, 육아서를 공부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죠.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변화는 부모인 내가 내 감정을 이해할 때 시작됩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보다 감정을 먼저 읽습니다. 부모가 억지로 참는 감정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더 빨리 배웁니다.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할 수 있는 힘은, 부모가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또한 부모가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면,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깁니다. 단순히 ‘잘못된 행동’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을까?”라는 공감의 시선이 생깁니다.

결국,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부모 자녀 간 신뢰는 ‘감정에 대한 자기 이해’라는 토대 위에서 자라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모로서의 감정은 단지 현재의 스트레스나 피곤함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살아온 가족관계, 그 안에서 쌓인 감정의 경험들이 지금도 나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 감정을 이해하는 부모가, 아이의 마음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짜 ‘좋은 부모’가 되는 길입니다.